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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7-14 12:38
북적이는 전통 명소보다 숨은매력이 있는 힐링 여행지 찾는다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611  
국내 여행의 새로운 트렌드는 숨은 매력, 안전, 느림, 맛 중시
제주 영알해안, 울릉도 남양몽돌해변, 단양 팔경 등 매력적

<데일리한국> 대학 졸업 후 취업을 준비 중인 김모(28)씨는 대학 시절 가장 즐거웠던 기억을 묻는 면접 단골 질문에 매번 '내일로' 여행이라고 답한다. 마음 맞는 친구 두 명과 함께 떠난 내일로 여행은 직접 자신이 탈 열차 번호와 시간을 확인하고 가고 싶은 지역을 골라 가는 자유여행이다. 당시 프로야구에 푹 빠져 있던 김씨와 친구들은 야구장이 있는 도시들만 돌아다니며 자신만의 여행을 알차게 완성했다.

김씨는 "짜여진 대로 다녀야 하는 패키지 여행과 달리 조금 더 머무르고 싶은 도시에서는 시간을 더 할애하고 기대보다 감흥이 덜 했던 곳은 빨리 지나가는 자유여행의 묘미를 그 때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국 야구장을 중심으로 내가 직접 만든 여행 코스와 지역 맛집을 블로그에 올렸더니 나와 같은 관심사를 가지고 여행을 계획 중인 사람들의 문의가 끊이질 않아 뿌듯했다. 고생하며 쌓은 그 때의 추억이 힘든 취준생 생활을 버티게 할 정도"라고 말했다.

코레일의 '내일로' 기차 여행 인기… 대학생 이어 커플•가족까지 견인

내일로는 만 18~24세 젊은 여행자가 여름과 겨울 시즌에 열차 여행을 할 수 있는 코레일 이용권이다. 일주일 동안 KTX, 수도권 열차를 제외하고 무제한으로 타고 내릴 수 있다. 내일로는 김씨가 대학에 입학한 2007년 처음 출시됐다. '나만의 여행을 만드는 국내 배낭여행'으로 대학생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내일로는 출시 첫해 8,000여 장이 팔렸다. 이후 내일로는 2008년 1만 3,000여 장, 2009년 2만 4,000여 장, 2010년 5만 8,000여 장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유럽 배낭여행이 '대학생의 로망'이라면 내일로는 '대학생의 필수 교양 코스'로 자리잡은 셈이다. 이번 하계 '내일로' 운영 기간은 6월 1일부터 9월 6일까지인데, 가격은 5일권 5만 6500원, 7일권 6만 2700원이다.

'내일로 여행'이 유행하자 만 24세라는 제한에 아쉬워하는 직장인과 가족이 급증했다. "어른들을 위한 내일로 여행은 없느냐"는 문의가 빗발치자 코레일은 2011년 연령 제한이 없고 혼자서 열차를 이용하는 '하나로'와 둘이 이용하는 '다소니' 패스를 선보였다. 가족 여행객을 위해 직계가족 최대 8명까지 이용할 수 있는 ‘가족愛패스'도 인기가 뜨겁다.

국내 여행은 최근 더욱 증가하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가을 관광주간 국민 여행참가 실태조사(2014)’에 따르면 관광주간이 첫 시행됐던 작년 주간 이동총량은 2,047만 일, 소비 지출액 8,951억달러를 달성해 각각 47.8%, 22.8%의 증가율을 보였다. 또한 1인당 평균 여행 기간은 3.1일이며 1회 평균 지출액은 13만7,000원으로 관광주간을 통해 국내 여행객들이 더 오래 여행하고 더 많이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꾸준히 사랑 받는 국내 여행지… "금메달은 제주도", 은메달은?

제주도는 외국인뿐 아니라 내국인에게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고 싶은 여행지로 꼽히고 있다. 2004년 한국관광공사가 '제1회 내나라 여행 박람회'를 찾은 관람객을 대상으로 ‘지금까지 가본 곳 중 가장 좋은 국내 여행지’에 대한 질문에서는 제주도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설악산, 강원도, 경주, 강릉 등이 뒤를 이었다. 당시에는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되기 전이어서 '금요일 저녁에 떠나는 2박3일 주말 여행' 으로 가장 가고 싶은 지역으로 꼽기도 했다.

주간한국이 지난해 9월 창간 50년 기념으로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17개 시•도 중 휴가 때 가장 가보고 싶은 지역'을 물은 결과 제주(47.7%) 강원(20.3%) 부산(6.4%) 전남(5.7%) 경남(3.8%) 순으로 나왔다.

2014년 11월 여행 어플리케이션 여행노트가 "2015년 내가 가고픈 여행"이라는 주제로 1,340명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가장 가고 싶은 국내 여행지'로 제주도가 여전히 1위로 꼽혔다. 제주도가 33.6%으로 1위를 차지하였으며 그 다음으로는 경북(17.4%) 전남(14.0%) 경남(11.3%) 강원(9.0%) 지역이 뒤를 이었다. 특별시와 광역시 중에서는 부산광역시(4.7%)와 서울(1.4%)을 선호했다. 단일 여행지로 가장 선호한 장소는 울릉도•독도로 전체 설문자 중 11.4%가 꼽았으며 통영이 4.5%, 경주가 2.4%를 기록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사람이 북적이는 명소보다 나만 아는 '힐링 장소'를 따라가는 여행이 인기"라며 "10년 전과 비교하자면 특정 여행지보다 구석구석 다양한 곳이 각광받고 있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10년 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가고 싶은 지역으로 선정되고, 관광객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은 매력적인 여행지 몇 군데를 소개한다.

1. 바다와 맞닿은 산책로 제주도 엉알해안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에 있는 엉알해안은 제주시의 숨은 비경 31곳에 선정된 곳이다. 해안절벽이 퇴적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낙조가 아름답다. 유네스코에서 등재한 세계지질공원으로서 올레 12코스에 해당된다. 바다와 맞닿은 아기자기한 산책로에서 차귀도 포구를 바라보는 풍경이 일품이다.

2.흑진주처럼 빛나는 검은 조약돌 울릉도 남양몽돌해변

화산섬인 울릉도 특유의 우뚝한 해안암벽,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 거무스름한 빛깔의 자잘한 자갈 해변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해수욕장이다. 해수욕장의 길이는 1km, 수심 1~3m가량으로 얕은 편이나 늘 파도가 일렁거린다. 울릉도 해안 일주도로 변에 있어서 찾아가기도 수월하다.

3. 중국 소상팔경보다 아름다운 단양 팔경

단양팔경은 굽이쳐 흐르는 남한강 상류에 도담삼봉, 석문이 있으며 충주호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구담봉 옥순봉이 있어서 선상관광의 백미를 맛볼 수 있다. 선암계곡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과 운선구곡에 있는 사인암을 단양팔경이라 부른다. 또 도담삼봉은 겨울에 눈이 소복이 쌓인 모습이 일품이다. 평소에는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지만 충주호가 얼면 호 중심의 정자에 걸어들어갈 수 있는 묘미도 있다.

4.느려서 더 행복한 섬-신안 증도

증도는 2007년 아시아 최초의 슬로시티로 지정됐다. 한반도 해송 숲을 따라 걸으며 우전해변의 진한 바다 내음에 취하고, 다양한 수생 생물이 서식하는 광활한 갯벌과 국내 최대의 규모의 태평염전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소금을 볼 수 있다. 갯벌과 염전 그리고 습지가 공존하는 증도는 자연의 생명을 담은, 세계적으로도 희소가치가 높은 슬로시티다. 2012년에는 한국관광공사 선정 ‘한국인이 가 봐야 할 관광지 100선’ 2위에 선정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생태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국내 여행의 새 트렌드는?..안전•느림•숨겨진 매력•맛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최근 관광 트렌드 분석 및 전망', 한국관광공사와 통계청 자료 등을 통해 한국인의 국내 여행 트렌드를 정리했다.

▲안전= 지난해 세월호 참사는 여행에 대한 인식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사고 이후 지난해 5월까지 135만 명이 국내여행을 취소했다. 특히 여름철 섬 방문객은 제주도와 울릉도의 경우 57%, 매물도•홍도의 경우 60%, 서해 5도•육지도•금오도 경우 40% 감소했다.

사고는 교통수단 이용이나 여행 목적지 선택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발표한 ‘안전여행 실현을 위한 국민인식 조사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들은 ‘국내 여행 시 우려되는 위험 요소’로 교통사고(52.5%)를 가장 많이 꼽았고, 관광지 사고(30.2%) 레포츠 사고(11.7%) 등을 그다음으로 선택했다.

▲느림= 완도군 청산도를 비롯해 신안군 증도, 담양군 창평면 등 슬로시티로 지정된 마을은 느린 삶을 동경하는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최근엔 하동군 악양면, 남양주 조안면, 영월 김삿갓면 등에도 여행자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곳은 모두 옛 모습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거나 전통 방법으로 만든 음식을 먹으며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장소다.

템플스테이도 각광을 받고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 맞춰 한국 전통문화의 멋을 알리기 위해 시작된 템플스테이는 현재 연간 16만여 명이 참여하는 가장 한국적인 힐링과 휴식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조용한 산사에서 하룻밤이나 이틀 밤을 지내며 명상을 하고 몸에 좋은 음식을 먹는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경기 부진의 장기화, 취업난 등으로 사회가 각박해지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공감, 위로, 치유에 대한 욕구가 급증하며 느린 여행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국내 여행 횟수가 늘면서 느린 여행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숨겨진 매력= 여행자들은 흔히 아름다운 자연, 문화재나 사찰 등 유명한 장소를 중심으로 여행을 한다. 하지만 최근 여행의 패턴이 달라지고 있다. 여행자들은 이제 지역의 골목길이나 시장, 숨겨진 매력을 찾아다니고 있다. 여행 횟수가 증가하면서 획일화된 여행에서 벗어나 좀 더 다양한 삶과 문화를 체험하고 싶어 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나이든 사람들이 주로 찾던 서울 동묘 벼룩시장이 최근에 젊은이나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각광받고 통영 동피랑마을, 부산 감천문화마을, 태백 상장동, 동해 논골담길 등 과거 허름한 산동네로 여겨지던 곳들이 지역 명소로 부상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이런 흐름에 발맞춰 속속 벽화마을을 조성하고, 재래시장을 여행자들이 찾을 만한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속초 청호동의 아바이마을 골목길 벽화, 전주 자만벽화마을, 창원 꼬부랑길 벽화마을 등 오래된 골목이나 산동네를 거닐며 주민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곳이 생겨나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맛=맛집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최근 여행객들은 지역명을 넣어 "ㅇㅇ맛집", "ㅇㅇ동 맛집"이라는 검색을 하고 검증이 되어야 식당에 들어선다. 특히 나이가 젊을수록 SNS나 인터넷 정보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 진짜 맛집입니다" 허위 광고글 조심해야

최근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는 2040세대 남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여행 패턴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6.7%가 식당 등 여행 코스 정보를 블로그나 여행 관련 카페에서 얻는다고 답했다. 하지만 블로그나 카페 게시글이 광고성 낚시글인 경우가 있어 피해자가 급증하고 있다.

26세 직장인 하모씨는 최근 친구와 당일치기 여행으로 양평을 다녀왔다. 자전거를 타고 전용 도로를 달리던 중 배가 고파졌고 하씨와 친구는 포털사이트 검색을 통해 맛집이라고 소개된 곳에 들어갔다. 그는 블로그에서 봤던 사진과 주인이 친절하다는 글을 상상하면서 기대에 부풀었다. 하지만 해당 가게는 맛도, 서비스도 불만족스러웠다.

하씨는 "블로그 글을 100% 신뢰한 잘못도 있지만 수백 개가 넘는 글이 있어 당연히 지역의 유명 맛집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알고보니 무료 시식을 하거나 소정의 금액을 받고 글을 써주는 경우가 있다더라"고 푸념했다.

블로그나 카페의 글들은 대개 대가성 광고 글인지, 실제 평가 글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구체적인 피해 사실을 입증하는 게 힘들다. 최근에는 소비자를 기만하는 블로그 글을 차단하기 위해 대가를 받고 글을 작성할 경우 '이 글은 해당 업체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라는 말을 명시하도록 했다. 하지만 그 글이 솔직하게 작성된 것인지 아닌지 판가름 하기는 여전히 어렵다.

한 여행업 관계자는 "국내 관광 상품을 개발할 때도 항상 맛집을 찾는 게 가장 까다로운 문제"라며 "여행에서 즐거운 기억으로 남는 것 중 하나가 '여행지에서 먹은 특별한 음식'인데 무분별한 광고성 글로 자유여행객들이 피해를 보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터넷 웹문서를 무조건적으로 신뢰하기보다는 한국관광공사나 신뢰성이 높은 기관의 맛집을 참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